사하라 사막 남쪽에 위치한 아프리카 사헬 지대는
1960년대부터 시작된 급격한 사막화로
푸르렀던 땅이 점점 메말라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2007년, 아주 특별한 프로젝트가 시작됐죠
일명 ‘반달 모양 구덩이 프로젝트‘인데요
경사진 땅에 폭 2.5m, 길이 5m의 반달 모양 구덩이를 파고
그 아래쪽에 도톰한 둔덕을 만드는 것입니다
물론 꽤 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하기는 하지만
비교적 단순한 이 프로젝트를 통해
아프리카 연합은 5만 제곱킬로미터의 땅을 복원하고
2억 그루의 나무를 심는데 성공했습니다
UN 세계식량계획(WFP)도 10년 동안 2만3천 제곱킬로미터의
땅을 녹지로 바꿀 수 있었죠
반달 모양의 커다란 구덩이는 그 모습이 마치 웃는 얼굴 같아서
‘지구 미소’라는 애칭도 얻었답니다
이 반달 모양의 구덩이가 어떻게 사막화를 막는 걸까요?
우선 구덩이가 빗물을 모아줍니다
반달 모양은 경사면을 따라 흐르는 빗물을 효과적으로 가두고
평평한 구덩이 바닥에는 물이 고이며
아래쪽 둔덕이 댐 역할을 해 물이 빠져나가는 걸 막는 거죠
이렇게 고인 물은 서서히 땅으로 스며들면서
주변 토양의 수분 함량을 높입니다
이는 미생물 활동을 촉진시켜 토양의 질을 개선하고
식물이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요
식물이 자라기 시작하면 식물은 증산작용을 통해
주변 공기에 수분을 공급하고
이는 국지적으로 기온을 낮추고
습도를 높이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이 과정이 안정되고 선순환이 시작되면
이제 땅은 활기를 되찾고 ‘살아나게’ 되는 거죠
놀라운 건 이 모든 일이 바로 ‘삽’ 하나로 시작됐다는 점인데요
첨단 기술 없이 자연의 원리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것만으로
이런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물론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사막화 속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아프리카의 사막화를 조금이라도 늦출 수는 있을 것입니다
현재도 지역 주민들과 함께 이 기법을 사용하여 사막화를 방지하고
주민들이 떠나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하고 있고요
‘작은 반달 미소’ 하나가 지구를 살리는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을 눈여겨 보고
그 원리를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그 원리가 생각지도 못했던 지구를 위한 큰 힘이 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