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곰은 이미 추운 환경에 적응한 동물이지만 남극은 북극보다 평균 기온이 훨씬 낮고
강한 바람이 자주 불어 체감 온도가 더욱 낮아지는 극한 환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남극 내륙의 연평균 기온은 영하 50°C 정도로 북극보다 10~20°C 정도 낮아요
겨울철에는 20~30m/s에 달하는 강한 바람이 자주 불어 체감온도를 더욱 낮추죠
초속 20m의 속력은 자동차가 시속 72km의 속력으로 달리는 빠르기에 해당합니다
중간 정도 크기의 태풍에서 부는 바람의 속도이기도 하고요
북극의 겨울철 평균 풍속이 7~10m/s이고
극한 상황일 때나 간혹 20~30m/s의 강풍이 분다는 사실을 보면
남극의 기후는 북극곰에게 훨씬 혹독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남극의 혹독한 추위 때문에 북극곰이 남극에서 생존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죠
하지만 사실 꼭 그렇지는 않아요
대부분의 북극곰은 해안가에서 서식해요
생태적 분류에서도 ‘해양 포식자’로 분류되죠
따라서 남극에서도 해안가에 터전을 잡을 가능성이 높은데요
남극 해안가는 여름철에는 북극 해안가보다 조금 더 추울 수 있지만 그 차이는 5~10°C 내외로 크지 않습니다
겨울철에는 오히려 남극 해안의 평균 기온이 북극보다 높을 때도 있어요
따라서 기온은 생각만큼 크게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아요
하지만 추위 말고 다른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남극의 토착 포식자들과 생태적 지위와 자원을 두고 경쟁하여 먹이를 확보해야 한다는 점이에요
표범 물범은 남극의 최상위 포식자로 북극곰과 비슷한 생태적 지위를 갖고 있죠
범고래 또한 해양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로서 해안가나 얼음 가장자리에서 북극곰과 먹이를 두고 경쟁하게 될 겁니다
남극의 덩치 큰 바다 표범류와는 해안가의 영역을 두고 자이언트 페트렐과는 죽은 동물의 사체를 두고 경쟁하게 되겠죠
이러한 다양한 경쟁자들의 존재는 북극곰이 남극 생태계에서 안정적인 위치를 확보하는 데 큰 장벽으로 작용할 거예요
펭귄이 북극으로 이동했을 경우는 상황이 조금 더 어렵습니다
북극에는 펭귄에게 익숙하지 않은 포식자들이 존재하기 때문인데요
펭귄은 남극 생태계에서 중간 소비자의 생태적 지위를 가집니다
크릴이나 물고기, 오징어 등의 먹이를 먹고 범고래나 표범 물범, 자이언트 페트렐 등의 해양 포식자를 피하며 생활했죠
하지만 북극에는 남극에서 만났던 해양 포식자 이외에
북극곰이나 북극여우, 북극늑대와 같은 육상 포식자들이 펭귄을 노릴 것입니다
따라서 육지에서 비교적 안전하게 번식할 수 있었던 남극과는 달리 북극에서는 육지에서도 포식자에게 노출됩니다
북극의 해빙 환경도 다소 불리한데요
남극은 중심에 거대한 남극 대륙이 있고 그 주위를 남극해가 둘러싸고 있습니다
해빙은 대륙의 가장자리에 주로 형성되며 펭귄은 해빙을 통해 바다와 육지를 오가며 생활하죠
반면, 북극은 중앙이 얼음으로 덮인 바다이며 주변에 작은 섬들이 흩어져 있어요
해빙은 이 섬들과 대륙 사이 좁은 바다에 주로 형성되는데
대륙과 연결이 되어 있지 않아 ‘번식지’와 ‘사냥터’를 오가는 생활 패턴을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펭귄이 번식할 만한 넓고 안전한 육지가 거의 없어서 펭귄이 서식할 장소를 찾기 어려울 수 있어요
이러한 환경은 펭귄이 북극에서 안정적인 개체군을 형성하기 어렵게 만들 수 있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젠가는 결국
펭귄도, 북극곰도
생태계의 어엿한 구성원으로서 자리잡게 되지 않을까요?
그게 바로 생명이니까요